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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강력계로 들어가는 상환조건 쇠창살 문 위에는 '끈질긴 형사가 승리한다'는 나무 문패가 걸려 있다. 쇠문을 지나 김종찬 팀장이 있는 마약범죄수사팀 사무실로 들어서면 벽에 도배된 손글씨 조직도가 눈에 띈다.
필리핀, 조선족, 한국 유명 마약 조직을 윗선부터 말단까지 분석해 놓은 피라미드 도표다. 조직 하나에 조직원만 수십명. 김 팀장과는 2023년 전세대출금리비교 뱅크하우스 2월 마약팀 출범 전 강력팀에서부터 손발을 맞췄던 김영민 경감이 손수 만들었다. '총책-밀수책-중간 유통책-말단 유통책'으로 이어지는 인물들 전력이 화려하다. 대부분 서초서 마약팀 손에 잡혀 구속된 이들이다.
서초경찰서 마약범죄수사팀은 투약자→수거책→중간 유통책→밀수책→총책까지 마약범죄조직 일당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잡아들였다. 2 통신판매 년 전 출범 이후 이 팀은 국내 일선서 가운데 최고 실적을 냈다. 최근 태국발 밀수조직의 총책까지 국내로 송환하며 국제공조 모범사례를 추가했다.
김 팀장은 "투약 10명을 잡는 것보다 유통 1명을 특정하는 게 훨씬 어렵지만, 한 번 올라가면 아래로 '쓸어 담는' 건 빠르다"며 "결국 유통·밀수의 초입을 끊어야 클럽으로, 집 안까지 흘러들 원리금일시상환 약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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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팀에서 마약전담팀으로"… 추적 수사 노하우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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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경감이 비 오는 날 파주 월롱면 한 야산에 묻힌 마약을 찾으러 갔다가 발견한 영지버섯. 총책의 이름과 지역명, 비 우(雨)자를 적어 기록했다. 나름의 기념품이다. /사진=김미루 기자.
서초서는 2023년 2월 마약범죄수사팀을 신설했다. 이전 강력1팀이 팀 구성원 그대로 넘어왔다. 강력사건에서 갈고닦은 추적·특정 기법을 마약수사에 이식하자 말단에서 윗선으로 올라가는 계단식 수사가 작동했다. 김 팀장은 "아래 유통책이 100g 단위로 받아 1g 포장해 '던지기'를 반복하니 좌표를 따라 CCTV(폐쇄회로TV)로 동선 분석을 하면 그 위 유통책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마약팀은 야산을 뒤지는 현장 검증을 일상으로 만들었다. 호미와 삽, 탐침봉은 마약팀 차량 '상시 적재' 장비다. 수도 없이 현장에 가다 보니 차량 주행거리는 1년에 4만㎞쯤이다. 김 팀장 스마트폰 사진첩에는 같은 팀 경위가 호미로 땅을 파다 마약을 발견하는 영상도 여럿 저장돼 있다. 마약을 찾으러 간 파주 월롱의 한 야산에서 발견한 영지버섯을 캐 마약범의 이름과 날짜를 적어뒀다. 나름의 기념품이다.
과학적 증명 없이는 범죄 혐의점을 입증하기 어려운 마약 범죄 특성상 마약팀은 더 바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분원에 마약정밀검사를 맡기러, 서울경찰청엔 휴대전화 포렌식을 맡기러 매주 한 번씩 가야 한다. 압수물을 정리하고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가는 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한다.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수사에 매진했다.
김 팀장은 "요즘은 주택보다 야산에 묻는다. 좌표가 유통되기까지 보통 10~20일 간격을 둔다. 그 기간 드나드는 사람을 끝까지 확인해야 하니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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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바로 잡겠는데요?"… 정보로 움직인 국제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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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총책 A씨를 지난 8월 구속 송치했다. 태국에서 마약을 밀수해 국내 반입하도록 지휘하고 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오른 마약 총책 A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 송환되는 모습. /영상제공=서초경찰서.
최근 서초서 마약팀은 태국 마약통제청(ONCB)과 공조해 해외로 잠적한 총책 2명을 차례로 붙잡게 만들었다. 국내에서 검거한 마약 조직원으로부터 총책의 연락처, 실거주 주소를 확보해 마약통제청에 검거 가능한 시점과 장소까지 통째로 정보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적색수배 4건이 걸려있던 총책 1명이 지난 4월 국내로 송환됐다.
김 팀장은 남은 총책 1명을 더 잡기 위해 강원 영월교도소로 가 먼저 검거된 총책을 접견했다. 바로 다음 날엔 부산으로 향했다. '2025 아태지역 마약법집행회의'에 직접 참여해 태국 관계자에게 정보를 전달했다. 태국 관계자는 "이 정도면 회의 끝나기도 전에 검거할 수 있겠다"는 반응이었다. 4일 만에 태국 현지에서 남은 총책 1명이 추가로 검거됐고 지난달 국내 송환됐다.
지난 7월 알려진 필리핀발 마약 조직 사건에서도 마약팀은 인천공항 현장 잠복으로 밀수책과 밀수책을 기다리던 국내 유통책을 동시에 검거했다. 국내 유통망을 연쇄 추적해 총 2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4명을 구속 송치했다. 서초서 마약팀이 올해 상반기 검거한 범죄자 중 구속자는 32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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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상 의존 안 한다… 자기주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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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계 문 앞에서 만난 김종찬 마약범죄수사팀장. 2년 전 출범한 서초서 마약팀은 전국 최우수 실적 마약팀으로 성장했다. 최근 태국발 마약 조직 총책을 국내 송환해 구속 송치하는 모범 사례를 남겼다. /사진=김미루 기자.
서초서 마약팀의 철학은 분명하다. 마약 조직의 이해관계로 흘러든 '익명 제보'에는 기대지 않는다. 경쟁 관계인 밀수상이 다른 조직을 고발하는 정보에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게 김 팀장의 생각이다. 클럽발 마약 사건, 손대손(대면) 마약 사건 등 팀원 각자가 자기주도적으로 맡고 있는 분야도 뚜렷하다. '자기주도 수사'를 따로 진행하다가 큰 조직 사건이 있을 때 또 같이 모여 수사를 진행하는 구조다.
김 팀장은 경찰청의 마약류 위장수사 도입 TF 일원으로 제도 설계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신분 확인·인증 절차와 타 법률 충돌을 해소하지 못하면 유명무실하다"며 "실제 신분 위장이 합법적으로 가능해야 상선 접근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초서는 마약 관련 112 신고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서초서 마약팀은 전국에서 마약 수사로 실적 1위를 거머쥐었다. 벌써 팀원 4명이 특진으로 보상받았다. 비결을 묻자 팀장은 짧게 답했다.
"밑에서 시작해 위로 끝까지 올라가는 것. 끊기면 다른 사건에서 다시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언젠가는 꼭 닿습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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