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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뉴스1) 김성식 기자

"시선을 정면에 고정하면 안 됩니다. 다음 장애물로 시선을 돌려놓아야 차량을 안정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주행 중 옆을 본다는 게 어색하겠지만 모터스포츠에선 주행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초 훈련입니다."

지난 16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토요타코리아가 정기예금 추천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 이날 슬랄롬 교육을 맡은 정의철 선수는 '어떻게 하면 러버콘을 건드리지 않고 깔끔하게 주행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슬랄롬은 15m 간격으로 떨어진 여러 개의 러버콘(원뿔 모양 장애물) 사이를 우회전과 좌회전을 번갈아 하며 S자 모양으로 mg새마을금고 mg뜻 통과하는 훈련이다. 시속 40㎞의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러버콘을 건드리지 않으려면 운전자의 시선 처리가 중요하다. 다음 장애물을 미리 봐야 그에 맞게 운전대 각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토요타코리아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토요타 가주 합자회사 정관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에서 기자들이 도요타 '캠리'를 타고 코너링 브레이크 훈련을 하는 모습. 2025.09.16.


이어진 코너링 브레이킹 훈련에서도 '시선 처리'가 관건이었다. 시속 40㎞로 주행하다가 운전대를 왼쪽으로 90도 이상 돌리면서 러버콘 사이에 진입한 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대형 M&A 러버콘 옆에 차량 좌측 앞바퀴를 바짝 붙이면 완성이다.
타이어와 노면이 거칠게 마찰하며 내는 '끽'하는 스키드 음과 함께 안전벨트가 꽉 조일 정도로 몸이 급격히 앞으로 쏠리며 급제동했다. 운전석 창문을 통해 러버콘 위치를 미리 파악할 경황이 없어 러버콘을 지나치거나 이와 멀찌감치 떨어져 정차하기 쉽다.
코너링 브레이킹 신혼전세자금대출 교육을 맡은 이정우 선수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러버콘을 바라보면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며 "의식적으로 시선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우리가 공도에서 밟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차가 러버콘을 지나치지 않고 정차한다"고 덧붙였다.



16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토요타코리아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에서 기자들이 렉서스 'RX450h'를 타고 레인 체인지 훈련을 하는 모습. 2025.09.16.


마지막 레인 체인지 훈련에서는 시선 처리와 함께 순식간에 양손을 사용해 운전대를 180도로 돌렸다가 푸는 '순발력'이 요구됐다. 주행 중 앞 차에서 낙하물이 떨어지거나 들짐승이 도로에 올라올 경우를 가정, 충돌 회피를 위해 차선을 신속하게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시속 40㎞ 이상으로 주행하다가 운전대를 180도 돌린 뒤 폭이 4m에 불과한 러버콘 사이로 빠져나오는 것은 꽤 큰 용기가 필요했다. 급격한 무게중심 이동에 차가 전복되진 않을까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운전대를 너무 천천히 돌리면 러버콘을 밟게 된다.
그러나 이날 훈련에 쓰인 렉서스 'ES300h'와 'RX450h' 모두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탑재했다. 레인 체인지 교육을 맡은 김동은 선수는 "VDC가 있어 차량이 전복되는 일은 절대 없다"며 "렉서스 기술력을 믿고 운전대를 재빠르게 돌려보라"고 말했다. 실제로 차량은 급격한 방향 전환에도 요동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16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토요타코리아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에서 기자들이 도요타, 렉서스 양산차를 타고 트랙을 질주하는 모습(토요타코리아 제공). 2025.09.16.


이날 모터스포츠 클래스의 대미는 트랙 주행이 장식했다. ES300h 운전석에 앉아 출발 신호를 기다렸는데, 와이퍼로 윈드실드를 쉴 새 없이 닦아야 시야가 확보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앞서가는 차량을 따라 3.9㎞, 18개의 턴으로 구성된 인제 스피디움 트랙을 총 3 바퀴 주행했다.
직선 구간에서 최대 시속 100㎞까지 속력을 올렸지만 ES300h는 거친 물보라만 일으킬 뿐 미끄러지지 않고 도로를 강하게 물고갔다. 최대 11%의 경사를 가진 U자형 커브 구간에서도 차량은 접지력을 유지하며 운전자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지 않게 잡아줬다.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가운데)이 토요타 가주 레이싱팀 선수인 엘핀 에반스(오른쪽) 스콧 마틴(왼쪽)과 함께 2023년 8월 핀란드 위배스퀼래에서 열린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핀란드 랠리 우승을 축하하는 모습. 2023.08.0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도요타그룹은 2007년 모터스포츠 사업부이자 레이싱팀인 '토요타 가주 레이싱'을 출범했다. 당시 도요타·렉서스 차량은 뛰어난 품질과 내구성에 가성비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그럼에도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설계도와 데이터로 드러나지 않는 감성을 배워야 한다'고 판단해 임원들의 반대를 뚫고 부사장 시절 토요타 가주 레이싱을 만들었다.
아키오 회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자사의 전설적인 테스트 드라이버 나루세 히로무에게 1대 1로 레이싱 훈련을 받았다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일화다. 시선을 정면이 아닌 그다음 장애물로 돌리는 연습을 반복했던 까닭에 아키오 회장이 모터스포츠란 신사업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결정으로 도요타그룹은 가성비 차란 인식을 넘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



16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토요타코리아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한 모습(토요타코리아 제공). 2025.09.16.


seongskim@news1.kr